"정성적 경험에 데이터의 확신을 더하다"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의 넥스트를 설계하는 CTO의 기술적 여정
JYPE · IT LAB 정민종

간단한 자기소개와 현재 JYP에서 맡고 계신 역할에 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JYP에서 CTO(최고기술책임자)이자 IT LAB 실장을 맡고 있는 정민종입니다. 저는 JYP의 기술 방향성과 실행을 총괄하며, 기술이 사업의 성장과 혁신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기술과 사업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지점을 깊이 고민하고, 이를 실제 서비스와 조직 운영 전반에 구현함으로써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JYP IT LAB은 어떤 조직이며, 주요 미션은 무엇인가요?
IT LAB은 JYP 전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기술적 방향성을 고민하고, 이를 직간접적으로 실행하는 조직입니다. 단순히 시스템을 개발/운영하는 지원 부서에 머무르지 않고, CTO의 미션을 전사 차원에서 구체화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사내 업무 시스템의 디지털 전환(DX)부터 기술 기반의 대내외 파트너십 조율까지, 사업과 조직 전반에 걸친 폭넓은 영역을 다루고 있습니다. 또한 IT LAB은 "소수 정예" 조직을 지향합니다. 인원의 규모가 곧 효율로 이어진다고 보지 않으며, 각 구성원이 주도적으로 넓은 역할과 책임을 경험하는 가운데 조직 전체의 ROI를 극대화하는 문화를 지향합니다.
다양한 IT 기업을 경험하셨는데,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선택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저는 항상 제가 만들어낼 수 있는 임팩트의 크기를 중요하게 생각해 왔습니다. K-POP이 글로벌 산업으로 성장하면서 해외 팬들은 빠르게 늘어났지만, 아티스트와 팬이 실제로 연결되는 방식에는 여전히 많은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동시에 AI를 비롯한 소프트웨어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었지만, 엔터테인먼트 산업 안에서 그 가능성이 충분히 진지하게 탐구되거나 실질적으로 적용되고 있지는 않다고 보았습니다.
저는 바로 그 지점에 큰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팬 경험의 혁신이라는 측면에서도, 회사 내부의 DX/AX를 통한 운영 효율화와 업무 수행 방식의 변화라는 측면에서도, 기술이 만들어낼 수 있는 가치가 매우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선택했고, 입사 이후에는 이러한 간극을 메우기 위해 기술과 사업을 연결하는 다양한 시도와 실행을 지속해 오고 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DX(Digital Transformation) 관점에서 가장 도전적인 과제는 무엇인가요?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아티스트와 콘텐츠라는 핵심 경쟁력에서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내부 시스템과 운영 구조는 아직 더 발전할 여지가 있고 이런 영역은 자동화가 가능할 뿐 아니라 자동화를 통해 훨씬 더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DX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한 효율화가 아닙니다. 저희는 늘 '본업의 감각'과 '기술적 효율성' 사이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체계를 강화하더라도,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숫자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영역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정량과 정성, 시스템과 감각이 함께 가야 진정으로 의미 있는 변화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팬과 아티스트를 디지털로 연결하는 과정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연결 자체를 기술이 만들 수는 있지만, 그 안의 콘텐츠와 경험은 결국 사람의 온기와 맥락을 담아야 합니다. 저는 기술의 본질적인 가치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어떤 경험으로 구현되느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기술을 도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것이 엔터테인먼트 산업 안에서 어떻게 가장 자연스럽고 의미 있게 작동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합류 후 인상 깊었던 JYP만의 일하는 문화는 무엇인가요?
외부에서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보수적일 것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제가 경험한 JYP는 그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합리적인 근거와 명확한 방향성이 있다면 의사결정이 매우 빠르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는 조직이었습니다. 실제로 입사 이후 제가 추진했던 내부 소통툴 및 그룹웨어 고도화 같은 주요 프로젝트도 불합리한 이유로 제동이 걸린 적이 없었습니다.
특히 경영진이 기술의 필요성과 잠재력에 대해 매우 많이 열려 있고, 필요한 경우 과감하게 지원해 준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기술을 단순한 지원 수단이 아니라 회사의 미래 경쟁력을 만드는 중요한 축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JYP는 매우 드문 강점이 있는 조직이라고 생각합니다.
CTO로서 조직을 리딩하시며 기술적 의사결정을 내릴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 의사결정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기술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는 것입니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때도 늘 가장 먼저 묻는 말은, 이 기술이 우리 사업에 어떤 가치를 만들 수 있는가, 그리고 실제로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입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실제로는 기술의 도입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저는 데이터 시스템 구축, AI 도입, 플랫폼 개발 등 모든 과정에서 기술의 우수성 자체보다 그것이 사업과 전략에 얼마나 실질적으로 이바지하는지를 더 중요하게 봅니다. 기술은 '목적'이 아닌 결국 비즈니스의 목표를 더 잘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어야 하며, 임팩트로 연결되지 않는 기술은 지속 가능성이 떨어집니다.
조직 운영 측면에서도 이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가 말한 '피자 두 판의 법칙(십수 명 정도의 소규모 팀)'처럼, 저희도 10~15명 내외의 팀이 기민하게 움직이는 형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조직이 커지면 주인의식이 희석될 수 있는데, 저희는 적정 규모를 유지하며 구성원 모두가 사업 전체를 조망하고 임팩트를 낼 수 있도록 합니다.
현재 IT LAB에서 공들이고 있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첫째, 정성적 경험에 '데이터의 확신'을 더하는 의사결정 체계 구축입니다. 그동안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제작자의 '감'과 '경험'이라는 정성적인 영역이 의사결정 근거로 큰 비중을 차지해 왔습니다. 내수 시장 중심일 때는 이 방식이 유효했지만, 이제 JYP의 아티스트는 전 세계에서 소비됩니다. 예를 들어, 특정 국가에서 음원 지표가 급증할 때 그 원인을 정확히 파악한다든지, 다음 앨범의 적정 제작 수량을 예측하는 일은 이제 데이터의 영역입니다. 정성적인 판단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 정량적인 데이터 체계를 결합해 더 정교한 전략을 세우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흩어진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수집·분석하여 내부의 전략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둘째, AI의 폭발적인 성장 속도에 맞춘 '실질적 활용'과 '리터러시 강화'입니다. 최근 AI 기술은 누구나 체감할 만큼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실제 기업 현장에서 이를 비즈니스 가치로 전환하는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린 편입니다. 저희는 이 간극을 기술로 메우고자 합니다. 단순히 외부 AI 툴을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JYP 내부 데이터를 안전하게 학습시킨 '사내 AI 챗봇'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여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임직원들이 AI를 도구로서 능숙하게 다룰 수 있도록 교육과 시스템 지원을 병행하며, 조직 전체의 AI 리터러시를 높이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셋째, 장기간 외주 개발에 의존하며 파편화되어 온 내부 시스템을 통합하고, 모듈형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전사 시스템의 확장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현재는 사내 식당 관리, HR, 방문 관리, 전자결재, 인세 정산 등 각 영역이 서로 분리된 형태로 개별 구축·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사용자 경험이 저하될 뿐 아니라, 보안과 운영 효율 측면에서도 구조적인 한계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IT LAB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시스템을 통합적으로 재정비하고, 향후 다양한 기능과 서비스가 유연하게 확장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처음 JYP CTO로 합류하실 때 어떤 꿈이나 목표를 품고 오셨나요? 그중 지금까지 이루어낸 결실과, 현재 더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공들이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특정한 목표를 좇는 'Goal-driven' 방식보다는, 과정과 구조 자체를 설계하는 'System-driven' 방식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에서 "몇 kg까지 감량하겠다"라는 목표만 세우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지는 계속 자신을 실패한 상태로 인식하게 될 수 있습니다. 반면 건강한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 습관이라는 시스템을 갖추게 되면, 원하는 결과는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됩니다.
JYP에 합류할 때 제가 세운 시스템도 비슷했습니다. 바로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찾아내고, 그것을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개선해 나가는 것입니다. 결국 만들어낼 수 있는 변화의 크기는 실제로 존재하는 비효율의 크기에 비례할 것입니다. 더 이상 해결할 문제가 없는데, 단지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불필요한 변화를 만드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늘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 꼭 필요한 지점에서 진정성 있게 노력할 때 의미 있는 결과가 따라왔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도 자연스럽게 열려왔습니다. JYP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기술이 가장 큰 가치를 만들 수 있는 지점을 찾고, 이를 실제 변화와 성과로 연결하는 일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IT LAB은 다양한 부서와의 협업이 필수적입니다. CTO님이 생각하시는 '엔터 IT 전문가만의 협업 노하우'가 궁금합니다.
상대 부서의 KPI와 그들이 일하는 '구조'를 먼저 이해하려 노력합니다. 그러면 기술은 비로소 가장 강력한 지원군이 될 수 있습니다. 모든 부서의 업무 수행 방식에는 그들만의 이유와 명확한 KPI가 있습니다. 개발자의 시선에서 가끔은 비효율적으로 보이거나 답답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엔터 비즈니스 특유의 긴박한 호흡과 구조적인 이유가 반드시 존재합니다.
저의 협업 노하우는 상대방의 '언어'와 '목적'을 먼저 파악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티스트 레이블과 협업할 때 기술적인 스펙을 먼저 늘어놓기보다 "이 기술이 이번 앨범의 팬 경험을 어떻게 개선하고 성과에 이바지할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대화를 시작합니다.
상대방이 직면한 과제와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고 그에 맞춘 대화의 접점을 찾아낼 때, 비로소 IT LAB은 '우리를 번거롭게 만드는 부서'가 아닌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파트너'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호 존중과 구조적 이해가 바탕이 될 때, 기술은 비로소 콘텐츠와 시너지를 내며 비즈니스 현장에 안착할 수 있습니다.
신입과 경력 후보자에게 공통으로 요구되는 역량, 그리고 기술적으로 꼭 갖춰야 할 'Must-have' 스택이나 역량은 무엇인가요?
기술적 숙련도보다 중요한 것은, 벽에 부딪혔을 때 이를 돌파해 내는 '긍정성'과 '주도성'입니다. JYP는 큰 규모를 가진 기업이지만, IT LAB이 하는 일은 대부분 새로운 것을 시도하거나 기존의 방식을 완전히 바꾸는 '스타트업'의 과정과 닮았습니다. 새로운 시스템이나 문화를 도입할 때는 필연적으로 "기존 것도 잘 쓰고 있는데 왜 바꿔야 하느냐"라는 변화에 대한 저항이나 거부감에 부딪히게 됩니다. 저 역시 입사하자마자 GWS(Google Workspace) 도입을 제안했을 때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이때 가장 필요한 역량이 바로 긍정성입니다. "여기는 왜 이렇게 비합리적이고 답답하지?"라며 냉소적으로 반응하거나 좌절하는 마인드셋은 저희와 맞지 않습니다. 대신 "이 저항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고, 우리가 그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기술로 더 편하게 만들어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IT 조직의 본질은 결국 새롭게 무언가를 추진하고 혁신하는 것입니다. 수많은 실패와 벽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개선안을 제안하는 공격적인 주도성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분이라면, JYP IT LAB이라는 훌륭한 토양 위에서 엄청난 성장을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IT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 개인적으로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팀원들에게는 어떤 학습 문화를 권장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학습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마주한 실질적인 문제를 풀기 위해 기술을 도구로 삼을 때 비로소 진짜 내 것이 됩니다.
먼저, 조직 차원에서는 '우리' 안에만 갇히지 않도록 외부의 시각을 끊임없이 주입합니다. 저를 포함해 모든 조직원이 타사나 동종 산업의 트렌드를 리서치하여 매주 슬랙에 공유하고 있습니다. 우리 서비스만 들여다보면 시장의 변화를 놓치기 쉽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타사가 글로벌 팝업 스토어를 통해 어떤 매출 구조를 만들고 팬들과 소통하는지 파악하고 있다면, 우리도 더 과감하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미국에서 근무할 때부터 습관적으로 보던 '해커 뉴스(Hacker News)' 같은 사이트를 통해 최신 기술 논의를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팀원들에게는 '문제 해결 중심의 몰입'을 통한 성장을 가장 강조합니다. 단순히 유행하는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테크 스터디는 지양합니다. 실제 프로덕션 환경에서 마주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깊게 파고들다 보면, 그 문제를 풀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만 하는 기술들이 생깁니다. 이때 기술을 공부하고 적용해야 살아있는 지식이 됩니다. 목적 없는 공부는 실제 업무와 괴리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문제에 깊게 몰입하고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갖춘다면, 최신 트렌드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되어 있습니다. 저는 우리 구성원들이 기술 그 자체에 매몰되기보다, 기술로 비즈니스의 문제를 돌파하는 '해결사'로 성장하기를 권장합니다.
마지막으로 JYP IT LAB 합류를 고민하는 예비 지원자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JYP IT LAB은 '대기업의 안정성'과 '스타트업의 기민함'이 공존하는 독특한 환경입니다. 저희가 추진하는 프로젝트들은 스타트업처럼 린(Lean)하고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상장사이자 대형 기획사로서 갖춘 탄탄한 인프라와 복지 시스템의 지원을 받습니다. 규모에 비해 훨씬 기민하게 움직이며, 기술적 제안이 비즈니스 혁신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직접 주도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합류하시면 굉장히 밀도 있게 몰입해서 달려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엔터테인먼트라는 가장 역동적인 산업의 최전선에서 본인의 임팩트를 증명하고 싶은 분들에게 JYP IT LAB은 최고의 선택지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입사 전까지는 충분히 에너지를 충전하고 오세요. 그 에너지를 쏟아부을 가치가 있는 멋진 도전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