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소극장에서 고척돔까지. STUDIO J 실장의 11년 성장 이야기
JYPE · STUDIO J 김성진

간단한 본인 소개와 담당하고 계신 업무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STUDIO J에서 실장을 맡고 있는 김성진입니다. STUDIO J는 DAY6와 Xdinary Heroes가 소속된 레이블로, 아이돌 그룹과는 또 다른 결을 가진 싱어송라이터와 밴드 아티스트를 전문적으로 제작하기 위해 탄생한 레이블입니다. 저는 STUDIO J에서 A&R로 커리어를 시작해 현재 제작부터 마케팅, 매니지먼트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며 아티스트의 방향성을 고민하고 레이블 운영을 아우르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실무자에서 리더가 되기까지, 오랜 시간 JYP와 함께해오신 원동력이 궁금합니다. 처음 이곳을 선택할 때의 기대감은 무엇이었으며, 그 선택을 지속하게 만든 JYP만의 매력이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먼저, JYP는 저에게 음악적 결이 맞는 회사였습니다. 과거 퍼블리싱 업체에서 근무하며 JYP와 파트너로 협업했을 당시, 제가 느낀 JYP는 대형 기획사 중에서도 유독 대중적이고 따뜻한 음악적 결을 가진 곳이었습니다. 제 음악적 지향점과 잘 맞는다는 확신이 들 무렵 좋은 제안을 받았고, 특히 STUDIO J가 레이블 체계 최초로 명칭을 달고 출범하던 시기에 합류하게 된 것은 제 커리어에 있어 매우 매력적인 도전이었습니다.
입사 초기에는 지금보다 규모가 훨씬 작았지만 그만큼 적은 인원이 똘똘 뭉쳐 책임감과 유대감이 매우 강했습니다. 또한 본인의 이야기를 직접 노래로 만드는 뛰어난 역량을 가진 아티스트들이 있었고, 이들의 진심 어린 작업물이 대중에게 닿는 순간을 함께하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마음은 제가 11년 동안 한곳에 머물며 실무자에서 리더로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었습니다. 아티스트의 성장이 곧 나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경험, 그리고 그들의 진정성 있는 음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JYP만의 제작 환경이 제가 11년 동안 이곳을 사랑하며 지켜온 이유이자 경쟁력입니다.
STUDIO J가 다른 조직과 비교했을 때 갖는 차별화된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중에서도 구성원들이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함께 말씀 부탁드립니다.
STUDIO J의 가장 큰 강점은 '유연함'과 '수평적인 소통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STUDIO J는 아티스트들이 직접 처음부터 끝까지 음악을 책임지고 만드는 팀들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직원들과 아티스트 사이의 소통이 많고 모든 과정을 같이 만들어간다는 점이 차별화된 부분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원활한 업무 소통을 위해 수직적이기보다 수평적인 문화가 강하게 자리 잡혀 있으며, 내부적으로도 매우 유연한 조직입니다.
특히 구성원들이 하고자 하는 콘텐츠가 있을 때 주저함 없이 의견을 낼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격려하다 보니, 다양한 의견이 콘텐츠나 제작에 고루 반영될 수 있고 '버려지는 아이디어가 많이 없다'라는 점이 저희의 큰 강점이자 특별함입니다. 이처럼 서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본인의 아이디어가 실제 결과물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며 구성원들도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DAY6나 Xdinary Heroes처럼 색깔이 뚜렷한 아티스트를 마케팅할 때, '대중성'과 '정체성'을 모두 지키기 위해 가장 신경 쓰시는 전략은 무엇인가요?
저희는 대중성과 아티스트의 정체성을 따로 구분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 그리고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자는 모토를 가지고 있습니다.
정체성과 대중성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기보다, 아티스트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꾸준히 발전시켜 완성도를 높이다 보면, 대중분들도 그 진정성을 알아봐 주실 거라 믿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 과정에서 대중의 반응과 팬덤의 규모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을 경험했고, 이것이 STUDIO J만의 가장 확실한 전략이 되었습니다.
'악기를 다루는 아티스트'의 경우, 일반 아이돌과는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앞서 말씀 주신 마케팅뿐만 아니라 음악이나 프로덕션 측면까지 포함해, 주로 신경 쓰시는 부분이 있으실까요?
저희는 '가짜가 되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합니다. 단순히 기획된 콘셉트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앨범의 A부터 Z까지 아티스트의 땀과 이야기가 담기도록 합니다. DAY6나 Xdinary Heroes는 물론, 과거 솔로 아티스트들도 본인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제작 단계의 진정성은 마케팅과 매니지먼트 활동으로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처음 음악을 만든 의도와 아티스트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왜곡되지 않도록 티징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음악과 활동 전반에 묻어나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음악에서 시작된 진실함이 제작과 활동 전반에 투명하게 드러나게 하는 것, 그것이 저희가 프로덕션 전 과정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입니다.

최근 DAY6와 Xdinary Heroes가 국내외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두며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진행했던 수많은 프로젝트 중 성진님 기억에 가장 강렬하게 남은 순간이나 자랑하고 싶은 성과는 무엇인가요?
두 가지 순간이 떠오릅니다. 먼저 DAY6의 'Every DAY6 project'입니다. 매달 신곡과 뮤직비디오, 공연 등을 병행하는 하드한 일정이었지만, 그 과정을 통해 멤버들과 구성원들 모두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것 같습니다. 홍대 소극장에서 시작한 여정이 고척돔까지 이어진 것은 누구도 쉽게 예상치 못한, 잊히지 않는 감동적인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Xdinary Heroes의 첫 무대를 선보였던 순간이 기억에 남습니다. 'DAY6 후배 그룹'이라는 틀에 갇히지 않는 새로운 색깔과 장르의 팀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당시 현장 스태프들로부터 "신인 같지 않다, 음악적 색깔이 뚜렷하다"라는 평을 들었을 때, 목표했던 지점에 다다랐다는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STUDIO J 소속 아티스트들이 작사·작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로 유명합니다. 멤버들의 개성 강한 아이디어를 존중하면서도 내부 구성원들의 전략과 조화를 이루게 만들기 위한 성진님만의 '협업 노하우'는 무엇인가요?
협업의 핵심은 '최대한의 존중과 충분한 대화'입니다. 저희 아티스트들은 앨범 제작이나 활동 과정에서 무리한 주장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아티스트가 제안하는 아이디어들 역시 충분히 고개를 끄덕일 만한 근거가 있고, 반대로 레이블이 제안하는 전략적인 방향에 대해서도 아티스트들이 기꺼이 이해하고 수용해 주는 편입니다.
물론 실무를 진행하다 보면 직원들과 아티스트 사이에 의견이 완벽히 일치하지 않는 순간도 있습니다. 그럴 때 저는 특별한 기술을 쓰기보다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충분히 의견을 교류하는 방식을 택합니다. 서로가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과정을 공유하고 합의점에 도달하려 노력하기 때문에, 조율 과정이 결코 어렵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결국 평소 쌓아온 긴밀한 소통과 서로의 전문성에 대한 존중이 건강한 조화를 만드는 바탕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STUDIO J처럼 밴드 기반 아티스트를 다루는 조직에서는, 지원자들이 갖춰야 할 '음악적 감각'이나 이해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STUDIO J가 밴드 기반의 아티스트를 제작하는 본부라고 해서, 반드시 밴드 음악만 깊게 파고드는 분을 찾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밴드에 대한 이해도가 있다면 도움이 되겠지만, 오히려 저희는 자기가 좋아하는 무언가가 뚜렷한 분을 선호합니다.
밴드 음악은 때로 장르적인 한계에 부딪힐 수도 있습니다. 이를 깨고 늘 새로운 시도를 하려면 전혀 다른 분야에서 오는 아이디어가 필요합니다. 그것이 다른 장르의 음악이든, 영화든, 운동이든, 심지어 별자리이든 상관없습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것이 명확한 분들이 모여 머리를 맞댈 때, 비로소 고정관념을 벗어난 신선한 기획이 나올 수 있다고 믿습니다.
다만, 협업을 위해 꼭 필요한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소통'입니다. 즉 자신만의 확고한 세계관과 독특한 시각을 가지고 있되, 이를 팀원들과 유연하게 나누고 결과물로 만들어갈 수 있는 소통 능력을 갖춘 분이라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크리에이티브한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평소 어떤 루틴을 가지고 계실지 궁금합니다. 더불어 최근 전혀 다른 분야에서 얻은 인상적인 영감이나 영향을 받은 경험이 있으시다면 공유 부탁드립니다.
저는 평소 유튜브나 국내외 음원 사이트를 꾸준히 디깅(Digging)하며 새로운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하지만 리더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루틴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우리 조직원들에게 요즘 유행하는 밈(Meme)이나 콘텐츠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물어보는 것입니다. 제가 모든 트렌드를 다 알 수는 없기에, 실무자들의 감각을 빌려 세상의 변화를 빠르게 체감하려 합니다.
몇 년 전엔 팀원들과 소통하다가 재미있는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가끔 메신저나 SNS에서 '외않되(왜 안 돼)'처럼 일부러 맞춤법을 파괴해서 쓰는 표현을 보고, "이거 오타인 것 같다"라고 정중히 피드백을 드린 적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직원분들이 "성진님, 이건 요즘 유행하는 밈이에요!"라고 친절히(?) 가르쳐 주시더라고요. 저를 조금 짠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지긴 했지만(웃음), 이런 사소한 에피소드조차 저에게는 큰 영감이 됩니다.
STUDIO J의 구성원이 되었을 때만 경험할 수 있는 커리어적 성장이나 기회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다른 조직과 비교했을 때 차별화되는 부분이 있다면 함께 말씀 부탁드립니다.
JYP는 흔히 '사람 냄새 나는 따뜻한 곳'이라고 합니다. 인성을 중시하는 철학이 조직 곳곳에 스며 있어, 좋은 마음이 선순환되어 좋은 작업물로 이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STUDIO J는 본인의 아이디어를 기획으로 구현해 낼 기회가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저희는 결코 지시만 내리는 탑다운 구조가 아닙니다. 어떤 직무나 직급이든 새로운 아이디어를 거리낌없이 제안할 수 있습니다. 엔터 업계에서 일하며 한 번쯤 꿈꿨던 기획들이 있다면, STUDIO J에서는 그것을 충분히 이야기하고 실현할 기회가 열려 있습니다. 본인이 생각한 아이디어가 현실로 구현되었을 때 느끼는 만족감과 성취감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커리어적 성장이 될 것입니다.
단순히 일을 잘하는 것을 넘어, 함께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가고 싶은 '원픽 인재'는 어떤 모습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하고 싶은 것과 궁금한 것이 많은 사람'입니다. 저희는 10년 차 베테랑 그룹과 신인 그룹이 공존하는 레이블입니다. 이미 많은 것을 해본 그룹에는 새로운 자극을 주고, 신인 그룹에는 함께 해보고 싶은 꿈을 제안할 수 있는 적극적인 분이 반가울 것 같습니다. 아울러 안 되는 이유보다 '되는 이유'를 먼저 고민하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분이 필요합니다. 또한 자신의 뚜렷한 주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고 협업할 줄 아는 인재라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STUDIO J의 미래를 함께할 신입 지원자들이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어필하면 좋을까요?
산업에 대한 깊은 애정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단순히 어느 아티스트의 '팬이다'라는 고백을 넘어, 지원 직무와 관련된 실질적인 고민이나 활동을 통해 얼마나 진지하게 준비해 왔는지를 어필해 주세요.
예를 들어 팬 커뮤니티를 운영해 본 경험이라든지, 특정 아티스트의 앨범 크레딧을 보며 작곡가나 스태프들의 정보를 집요하게 디깅해 본 경험도 좋습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대상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탐구해 본 그 '집요함'과 '몰입의 사이클'이 실제 업무 현장에서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가진 몰입의 경험이 어떻게 STUDIO J의 아티스트와 음악에 이바지할 수 있을지 연결해 본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15년의 커리어를 넘어, 앞으로 성진님이 JYP에서 새롭게 증명해 내고 싶거나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가요?
조금 개인적인 이야기일 수 있지만, 저는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워킹맘입니다. 사실 엔터 업계는 업무 특성상 결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것이 결코 녹록지 않은 환경입니다. 저 역시 많은 고민의 시간이 있었지만, 다행히 좋은 동료들을 만난 덕분에 지금까지 열정적으로 일해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험이 제 개인의 행운에서 그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여성 직원의 비율이 높은 업계인 만큼, 우리 구성원들이 일터에서의 즐거움과 가정에서의 행복을 모두 누릴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결혼이나 출산 후에도 커리어가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과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 그래서 '엔터 업계에서도 일과 가정의 양립이 충분히 가능하다'라는 것을 우리 조직원들과 함께 이루고 싶습니다.
JYP 재직자로서 예비 JYPer에게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STUDIO J에는 철학, 운동, 언어, 보컬 등 다양한 전공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각기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며 다양한 생각을 교류할 때 더 멋진 결과물이 나온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과정이 늘 평탄하거나 쉬운 것만은 아닙니다. 하지만 수많은 동료가 하나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 함께 애쓰고, 마침내 완성된 작업물이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을 때 느끼는 성취감은 오직 이 일을 하는 사람만이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감정입니다.
지금 어떤 위치에서 어떤 삶을 살고 있든,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진심 어린 꿈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