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위로받던 팬에서 무대 뒤의 연출가로, "가장 개인적인 경험이 가장 창의적인 무기가 됩니다"
JYPE · STUDIO J Creative Direction 권대은

간단한 본인 소개와 팀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 말씀해 주세요.
STUDIO J 본부에서 Creative Direction 파트장을 맡고 있는 권대은입니다. 저희 본부는 밴드 사운드와 라이브 퍼포먼스를 주축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를 담당하고 있고,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밴드로 데뷔한 최초 아티스트인 DAY6와 약 6년 만에 선보인 두 번째 밴드 아티스트 Xdinary Heroes 관련 프로덕션을 중심으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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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선택/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음악을 통해 위로를 많이 받는 사람이에요. 특히나 그런 시절이 있었고요. 그래서 언젠가 저도 음악을 매개로 누군가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품어왔습니다. 출발은 ‘사회에 필요한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라는 아주 막연한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기획 아이디어를 떠올리거나, 음악에 어울리는 영상이나 콘셉트, 이미지를 상상하는 과정 속에서 제가 가장 큰 설렘과 몰입을 느낀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디어가 구체적인 그림으로 이어질 때, 혹은 하나의 이야기가 비주얼 콘셉트로 완성되는 순간마다 가슴이 뛰었고, 자연스럽게 '이 창작의 순간들을 통해 좋은 영향력을 만들고 싶다’는 확신으로 이어졌어요. 그 경험들이 쌓이면서, 단순히 창작을 즐기는 것을 넘어서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콘텐츠를 만드는 업’으로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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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산업 중 JYP를 선택한 이유도 있나요?
JYP는 ‘사람’이라는 가치를 가장 우선에 두는 회사라고 느꼈습니다. ‘사람이 소중하다’는 문화를 표면적으로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잖아요. 아주 당연하면서도 지켜지기 어려운 부분이죠. 하지만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얘기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문화를 중요시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고 있다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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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여정이 특이하다고 들었는데, 어떤 경로로 지원해서 입사하시게 되었는지 설명해 주세요.
저는 ‘IDOList’ 전형을 통해 지원해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1차 평가는 블라인드 방식이어서, 지원서 없이 앨범 기획안만으로 평가받았습니다. 기획안 합격 이후에야 지원서를 제출하고, 최종 면접 단계에서는 박진영 씨의 면접도 경험했어요. 당시 기획안 주제는 소속 아티스트의 다음 앨범 기획이었는데요. 마침, DAY6가 군백기를 가지고 있던 시점이라, 완전체 복귀 앨범의 내용을 기획했습니다.
DAY6는 이전에 Every DAY6 project라는 프로젝트를 했는데, 그것을 6개월마다 정규 앨범으로 묶어 Sunrise, Moonrise 같은 상징적인 정규 앨범을 냈어요. 복귀 앨범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의미 있는 흐름을 가진 앨범으로 기획하고자 했습니다. 기획안에는 앨범 전체 콘셉트부터 자켓/뮤직비디오 콘셉트, MD 등 실물 앨범 구성, 트랙리스트 구성, 곡별 작곡가, 가사에 담길 메시지까지 상세하게 제안했어요. 앨범 전체를 아우를 콘셉트가 결정되니 그와 연관되는 세세한 구성을 떠올리는 것은 너무 즐거웠습니다. 여기에 더해 한자로 풀어낸 아티스트명 로고까지 함께 제시했는데, 이 로고 제안이 기획안의 핵심 포인트 중 하나였어요. 그 경험을 통해 ‘‘때를 만난 아이디어의 힘’을 크게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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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 파트명인 Creative Direction은 어떤 의미가 담겼고, 어떤 업무를 주로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Creative Direction 파트는 말 그대로 아티스트가 앞으로 보여줄 ‘시각적 방향성’을 설계하고 구현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발매 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앨범 전체의 콘셉트, 키워드를 설정하는 것인데요. 그리고 그 콘셉트를 뮤직 비디오·자켓 사진에서 어떻게 표현할지 기획합니다. 기획안에 어울리는 헤어 메이크업/스타일링 등의 가이드도 함께 구성하고요.
기획안이 픽스되면 포토그래퍼, MV 프로덕션을 선정하며 본격적인 촬영 준비에 돌입하고, 회사 내부적으로는 디자인 파트 등 유관 부서와 소통하며 온라인 커버, 앨범 판형, 구성품, 디자인 방향성 등을 논의하면서 기획을 구체화해 가고 있습니다. 자켓/MV 촬영 준비 시에는 촬영 공간, 소품, 화면 톤, 멤버별 액팅 가이드 등 세밀한 부분을 기획하고 이 과정에서 뮤직비디오 프로덕션 팀, 포토그래퍼, 헤어·메이크업·스타일링 팀 등 다양한 내부·외부 파트너들과 긴밀하게 협업합니다. 이렇게 모두가 동일한 방향을 향해 움직일 수 있도록 중간에서 조율하는 것도 저희의 중요한 역할이에요. 마지막으로, 촬영 현장과 후반 작업까지 꼼꼼히 챙기며 아이디어가 완성도 높게 구현될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할 일이 많을 것 같은데,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많은 분들이 ‘예술가처럼만 일하는 직무’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실제로는 커뮤니케이션 비중이 굉장히 높은 직무입니다. 내부 인원, 외부 감독님, 포토그래퍼, 헤어·메이크업 실장님, 스타일팀 등 다양한 분들과 동시에 호흡을 맞춰야 하죠.
그래서 저희 파트가 무엇보다 명확한 ‘디렉션’을 잡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방향성이 조금만 흔들려도 실제 구현을 맡은 분들은 곧바로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거든요. 결국 ‘왜 이 방향을 택했는지’, ‘이 컷과 콘셉트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인지’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설명하는 것이 늘 저희의 과제이자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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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이후로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혹은 가장 뿌듯했던 프로젝트가 있으실까요?
두 가지 정도가 특히 기억에 남아요. 첫 번째는 DAY6 원필의 솔로 앨범 ‘Pilmography’입니다. 자켓, 뮤비, 헤어·메이크업 등을 개별적으로 경험해 오다가, 본격적으로 앨범 전체를 기획·연출하기 시작했을 즈음 진행했던 프로젝트였는데요. 자켓에서는 ‘소년과 청년의 사이’,‘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과정’을 표현하고자 했고, 이를 하루의 시간 흐름 (새벽–낮–오후–해질녘-밤)에 따라 그려냈는데요. 조금 욕심을 내서 총 6착장의 촬영을 진행했는데, 한겨울 바다에서의 촬영도 있어 모두 고생했지만 제 머릿속 이미지가 거의 그대로 구현된 결과물이 나왔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두 번째는, Xdinary Heroes의 ‘Page♭(페이지 플랫)’ 매거진과 ‘♭form’ 세계관 구축입니다. ♭form’은 Xdinary Heroes의 세계관 속 합주 게임인데요. 이름을 직접 짓기도 했고, 스토리 구성에 많이 참여한 만큼 애정이 커서 더 깊게 빠져들었던 프로젝트인데요. 3분 안팎의 뮤비 안에 세계관을 전부 담기엔 한계가 있어, 팬분들이 쉽게 이해하고 더 잘 즐길 수 있도록 세계관 매거진을 만들자는 제안을 했고, 그 결과 본부 내에 TF가 꾸려졌습니다. 처음 3~4명으로 시작했지만, 점점 6~7명 규모로 확장될 만큼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었고, 팬분들도 이 매거진을 좋아해 주셔서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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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ion 직무, 혹은 맡고 계신 업무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역량은 무엇일까요?
하나만 꼽자면 ‘끈질김’이고, 그다음이 ‘감각’,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문장 중에 ‘작품은 한 인간의 고뇌하는 순수와 노동의 땀으로 만들어진다’는 말이 있어요. 저희 파트에서 일할 때는 ‘이게 맞는가?’, ‘더 나은 건 없는가?’, ‘완전히 다른 선택지는 없는가?’를 끊임없이 물으면서, 이미 결정된 사항이라도 필요하다면 다시 뒤집을 수 있는 끈질김과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때 중요한 게 ‘이게 더 낫다’는 걸 알아볼 수 있는 기본적인 감각이며, 그 방향성과 고민을 여러 파트너들과 잘 나누고 설득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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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평소에 노력하고 계시는 게 있으실까요?
일상 전반에서 계속 아이디어를 찾는 편이에요. 인스타그램, 이미지 매거진, 각종 웹사이트처럼 이미지가 많이 모여 있는 공간들을 자주 보고, ‘이런 스타일을 이번 콘셉트에 차용하면 어떨까?’ 늘 메모해 둡니다. 영화·책은 기본이고, 유튜브나 다양한 장르의 음악·아티스트, 애니메이션, 만화 등 제가 좋아하는 영역 밖의 것들도 일부러 많이 보려고 해요. 다양한 이미지를 많이 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내가 좋아하는 이미지, 취향이 무엇인지 정리되기도 하고, 다음 콘셉트로 연결될 재료들을 많이 얻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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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ve Direction 파트 내에 특별한 협업 문화가 있을까요? 우리 파트의 팀워크를 자랑해 주세요!
저희 파트에는 각기 다른 강점을 지닌 스페셜리스트들이 모여 있습니다. 같은 곡을 듣더라도 비주얼 이미지를 강하게 떠올리는 팀원이 있는 반면, 서사 스토리를 풀어내고 철학 메시지를 제안하거나 스타일링 감각을 발휘하는 팀원들이 있습니다. 이처럼 구성원 각자의 강점과 색깔이 아주 뚜렷한 팀입니다. 앨범 발매 전에는 항상 전체 콘셉트 회의를 하는데, 이때는 ‘MV 담당, 포토 담당’ 같은 구분 없이 모두가 한 키워드·한 곡을 가지고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펼쳐요. 누군가 좋은 이미지를 가져오면, 다른 팀원이 그 위에 서사를 얹어 영화적인 콘셉트로 발전시키기도 하고, 제안한 철학적인 문장이 또 다른 팀원의 비주얼 레퍼런스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콘셉트로 확장되기도 합니다. 그 모습이 참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물론 그렇게 열어두고 회의를 하다 보면, 순간순간 좋은 아이디어들이 섞여서 되게 모호해지는 순간이 있어요. 모든 좋아 보이는 들만 모여진 자료요. 그때 방향성을 잡고 ‘꼭 필요한가?’, ‘이 논의는 어떤 이유로 나왔는가’ 질문하며 소거해 갈 수 있도록 이끄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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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JYP에서 5년간 근무하시면서 느낀 팀 분위기와 동료들은 어떤가요?
저희 팀은 정말 사람들이 좋고, 일에 대한 태도가 좋은 팀입니다. 저희 직무에서는 결국 얼마나 욕심내고 고민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의 퀄리티가 달라진다고 생각하는데, 모두가 늘 ‘이게 최선인가?’를 끝까지 붙잡고 있어요. 새벽에도 ‘이 컷은 한 번 더 바꿔보면 어떨까요?’라는 피드백을 나눌 때가 있는데, 힘들기보다도 그 열정에 감동할 때가 많습니다. 본부장님, 실장님도 영화나 크리에이티브에 대해 편하게 대화 나누면서 저희 의견을 많이 들어주시는 편이라, 자유롭게 프로덕션을 이끌어가기 좋은 환경입니다.

JYP에서 근무하시면서 느끼는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무엇보다 자부심입니다. JYP 아티스트들의 노래와 공연은 정말 좋다는 점이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제가 함께 작업한 결과물을 스스로 들었을 때도 설레고 자랑스럽게 느껴질 만큼, ‘정말 좋은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와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건 큰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또 하나의 장점은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사람을 우선하는 문화입니다. 예시로 사내 식당 ‘집밥’에서 유기농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을 들고 싶어요. 이전에 집밥에서 “You are what you eat”이라는 문구를 처음 봤을 때 ‘조금 더 비용이 들더라도 구성원들이 좋은 음식을 먹었으면 좋겠다’는 회사의 철학이 느껴져서 큰 인상을 받았습니다. 작은 부분에서도 JYP가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확실히 드러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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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P 재직자로서 예비 JYPer에게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특히 저희처럼 프로덕션·크리에이티브 직무를 희망하시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은, ‘이 정도면 됐다’라는 생각을 최대한 경계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이 일은 정말 열정과 욕심이 없으면 버티기 어렵고, ‘내가 이걸 진짜 잘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없으면 좋은 결과물을 내기 힘든 직무라고 생각해요. 늘 스스로에게 ‘조금만 더 나아질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그 끈질긴 태도를 삶 속에서 이미 보여주고 계신 분이라면, 분명 이 일과 잘 맞으실 겁니다!


